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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적인 이야기

백신여권, 무엇이며 어떻게 운영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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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정부의 발표에 의하면 우리나라에서도 4월 중에 "백신여권"이라는 걸 만들어서 배포할 예정으로 보인다. 즉, 백신 여권이란 코로나 백신을 맞은 사람들에 한하여 접종을 증명할 수 있는 수단을 만들어 국민이 겪는 해외 이동에서의 불편함을 보다 자유롭게 풀어주려는 제도다. 미국에서도 이에 대한 논의가 있어서 이미 1월에 바이든 대통령은 코로나 백신 접종 증명서를 디지털화하는 안을 검토하도록 행정명령을 내린 적 있다. 다만 아직은 미국에서는 이를 "백신 여권"이라고 부르는 것에 대해서는 조심스러워한다. 미국은 현재까지 자국 내에서 생산한 백신은 전량 자국민에게만 맞추고 있어 이기적이라는 비난을 듣고 있고, 여전히 많은 백신을 배포해야 하기 때문에 국가 간 이동은 아직까지 급하게 생각하지 않고 있는 듯하다. 우선 보건복지부가 타 부처와 조율하고 있다고는 하나, 사실 미국에 오래 산 나로서는 이게 언제 현실화될 수 있을지 좀 미심쩍다. 다만 뉴욕 주는 이미 코로나 백신 접종을 인증하는 앱을 출시했다고 한다. 

 

상대적으로 인구 수가 적고 시스템이 효율적인 우리나라는 조금 더 수월하게 "백신여권"을 만들어낼 수 있을지도 모른다. 이미 황열병 접종 증서가 비슷하게 운영되고 있는데, 이제는 이를 모바일로 디지털화해서 전자증명서의 형식으로 만들려 한다고 한다. 해외를 왔다 갔다 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인천공항을 벗어나기 전에 자가격리 앱을 다운로드하여야 하는 만큼 여기에 QR 코드를 삽입하거나 하는 방식으로 이룰 수 있을 것이다. 한국이 백신을 공급하는 속도는 서구 국가들에 비해 조금 늦었지만, 백신 여권은 선제적으로 도입하여 기업인을 포함한 자국민들의 해외 이동을 원활하게 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미 전국민의 60% 이상이 접종을 받은 이스라엘은 접종을 마친 자국민들에게 녹색 여권 (그린 패스)을 발부하고, 이를 가진 사람들은 문화행사, 대규모 모임, 여행을 할 수 있도록 허가하겠다고 한다. 

현재 미국에서 발급하는 백신접종증명서는 이렇게 생겼다

물론 문제도 많다. 모름지기 '여권'이라면 국가간 표준을 채택하고 있어야 할 텐데, 이 나라 저나라 이 부처 저 부처에서 각기 다르게 구상하고 있다 보니 한 나라에서의 "백신여권"이 다른 나라에서 제대로 인정받을 수 있을지 모른다. 기술표준도 문제고, 각 나라에서 인정하는 자유의 범주도 다를 것이다. 예를 들면 이스라엘의 "백신여권"은 자유로운 여행을 허가하나, 미국에서는 전혀 그렇지 않을지도 모르다. 또 중요한 것은 백신을 맞았다는 게 병이 중증으로 진행되는 걸 최대한 막아준다는 것이지, 코로나에 걸리거나 전파하는 걸 막는다는 건 아니라는 거다. 실제로 이스라엘도, 미국도, 엄청난 수의 백신 접종이 이루어지고 있는 데 비해서 확진자는 여전히 많다. 백신을 맞았다는 사람들이 마구 돌아다니면, 전염의 위험은 여전히 높다. 게다가 미국에서는 가짜 접종증명서를 어떻게 통제할 지에 대한 논란도 많다. 현재 미국에서 접종 후 만들어 주는 접종 증명서라는 것이, CDC에서 발행한 양식에 접종받은 사람 이름 쓰고 백신 lot 스티커를 붙이고 날짜 적어주는 정도이기 때문에 얼마든지 가짜로 만들 수 있다. 현재로서는 누가 인터넷에 자랑한 백신 카드를 똑같이 만들어 자기 이름을 쓰고 돌아다녀도, 이것이 진짜인지 확인할 길이 없다. 이 부분에 대해 각 주 법무장관들은 강력하게 경고해 둔 상황이다. 그나마 아직 백신 접종이 이루어진 비율이 미미한 한국은 빠르게 전자증명서 형식을 만들어 배포하면 좋겠지만, 이미 국민의 30%가 맞은 미국의 경우는 앞으로 어떻게 대처해 나가야 할지, 백신여권이라는 것이 정말 나올 수는 있을지 모르겠다. 

 

30대 남자 실제 모더나 코로나 백신 접종 후기는 여기에 (실제 접종 증명서 인증) --> ihatecucumber2.tistory.com/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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