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글에서 금 투자 이야기를 했으니 비트코인 투자 이야기도 해 볼까 한다.
비트코인은 어디까지나 새로운 자산군이기 때문에 2017년에 비트코인 광풍이 불었을 때 나는 동참하지 않고 지켜만 봤다. 못 먹으면 못 먹는 거다, 라는 마인드였다. 그 당시 내 주변에서 채굴까지 동참해서 비트코인 투자했던 사람이 많았다. 그리고 그들이 만날 때마다 함박웃음을 지으며 얼마 벌었어요,라고 싱글벙글하는 이야기를 들었다. 그런데 그 사람들 중에서 정작 손에 수익을 쥔 사람들은 많지 않았다. 매도 타이밍을 놓쳤기 때문이다. 주식과 다르게 24시간 돌아가고 등락 제한폭이 없는 비트코인은, 말 그대로 하루 반토막도 가능하다. 2만 불 바로 아래에서 최고점을 찍고 가격이 밀리기 시작하자 '어어어' 하던 이들은 불과 얼마 전보다 수십 프로씩 폭락한 가격에 팔아야 할지, 아니면 조금 더 들고 있으면 가격을 회복할지 사이에서 고민하며 머리를 쥐어뜯었고, 그 사이에 가격은 더 폭락하여 3천 불 아래에서 바닥을 딛고 꽤 오랜 기간 횡보했다. 처음에 코인으로 돈을 벌었던 이들 대부분은, 다시는 안 한다며 이를 갈았다.
차라리 나오지 않고 그 코인을 그저 들고 있었다면 당시 고점의 세 배 이상 오른 지금 수익을 냈을텐데, 하필 그들 대부분은 팔아치워 버렸다. 어쨌든 이러한 아비규환을 나는 조용히 지켜보다가, 페이스북과 JP Morgan 등의 큰 회사들이 그들 나름의 디지털 화폐 (크립토 커런시, 코인)을 만들겠다는 발표를 하는 걸 보고 판이 조금씩 넓어진다는 걸 직감했다. 소수에게만 통용되는 화폐라면 정부가 어느 날 "이건 안돼! 문 닫아!"라고 할 수도 있겠지만, 이미 경제의 주류로 스며들기 시작했다. 전 세계 28억 명이 사용하는 페이스북에서 그들만의 화폐를 발행한다면, 그중 10%, 아니, 1%만이 이 화폐를 쓴다 해도 세계 경제는 완전히 바뀔 것이다. 그러나 그 사이에 등락은 분명히 있을 것이다.
2020년 초, 평균 단가 $10,000 정도에 비트코인을, $324에 이더리움을 매수했다. 이더리움은 워낙 소액으로 들어갔던 터라 이후 추가매수는 하지 않았다. 비트코인도 많진 않았지만, 조금씩 수익실현도 하고 추가 매수도 하여 지금 평단은 대략 $13000이다. 아래 로빈후드 계정에 평단과 수익률을 공개한다. 솔직히 전고점이었던 $19500 언저리에서 팔아야 하나 고민을 많이 했다. 다행히 일단 들고 가 보기로 결정하여 지금까지 왔다.
그러나 어디까지나 나는 코인은 변동성이 너무 커서 위험하다고 생각한다. 350%의 수익률은 일찌기 들어갔기에 가능했을 뿐, 말 그대로 운이 좋았던 것이지 지금은 절대 들어가지 않는다. 전 고점까지는 추가 매수도 조금씩 했지만, 전고점의 3배를 찍은 지금은 언제 폭락한대도 이상하지 않다. 게다가 전문가들의 이야기도 너무 극단적으로 갈린다. 물론 미국의 대형 펀드들이 비트코인을 매수하기 시작했기 때문에 이제 어느 날 갑자기 사라질 수 있는 위험은 많이 없어졌다고 생각하지만, 가격의 등락폭은 여전히 심할 것이다. 나는 포트폴리오에서 워낙 차지하는 비중이 작기 때문에 폭락한다 해도 계속 들고 갈 예정이지만, 새로 들어오는 이들에게 몰빵은 금물이라고 강조하고 싶다. 그리고 어느 투자나 그렇듯이, 매수보다 매도 타이밍이 더 중요하다. 결국 우리에게 중요한 것은 '수익률'이 아니라 '수익금'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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