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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적인 이야기

미국의 통큰 재난지원금 - 1인기업에게 2천만원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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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을 괜히 천조국이라고 부르는 게 아니다. 물론 인종, 총기, 최근의 동양인 혐오까지 많은 문제가 있는 나라임에는 틀림없지만, 적어도 재난지원금에 있어서만큼은 통이 크다. 우선 이제까지 세 차례에 걸친 경기부양책 (stimulus check)가  개인들에게 전달되었다. 처음에는 1차 때는 개인당 $1200불, 어린이는 $500이었으므로 부부와 아이 둘이 사는 집을 기준으로 할 때 $3400 - 거의 400만 원에 가까운 돈을 받았다. 3차인 이번에는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인당 $1400이다. 다만 소득기준이 조금 낮아졌다. 1차 때는 부부 합산 소득 기준으로 연 15만 불 (1억 7천만 원 정도)부터 줄어들어서 대략 2억 3천만 원 정도가 되면 하나도 못 받았는데, 가장 최근에 나온 3차 때는 16만 불(1.8억)의 소득을 올리는 집은 전혀 받지  못하게 되었다. 게다가 실업수당도 워낙 넉넉히 퍼 주는 탓에, 작년에 코로나 때문에  매출 부진으로 고생했던 식당들과 네일숍 등은 직원을 구하지 못해 오히려 난리인 곳도 많았다고 한다. 실업수당이 무려 주당  $600 -  70만 원가량이다. 실업자라고 증명만 하면 한 달에 300만 원 가까이 나오니, 그냥 실업자 상태로 지내기를 선택한 사람들이 많았다. 그 사람들을 탓하기 어려울지도 모르겠다.

 

이는 개인뿐 아니라 비즈니스들에도 마찬가지였는데, 특히 SBA - Small Business Administration에서 제공하는 각종 재난지원금이 큰 도움이 되었다. 재원이 탄탄한 큰 기업들에 비해, 코로나로 인해 당장 존립이 위태로운 수많은 중소기업들에게 도움이 필요하다는 건 당연하다. 우선 SBA는 위기에 몰린 중소기업들이 종업원을 해고하는 사태를 막고자, 그들이 종업원 수를 유지하도록 인센티브를 줬다. Paycheck Protection Program (PPP)은 모든 종업원들의 월 급여의 2.5배만큼을 대출의 형태로 제공하고, 이 돈이 급여와 해당 사업장의 공과금 등의 목적으로 쓰인 것이 확인되면 완전히 탕감해 줬다. 저리의 대출 또한 별도로 제공되었다. 한동안 미국의 중소기업 사업자 커뮤니티는 정말 이 돈을 받을 수 있을지, 언제부터 받는 건지, 사업장 규모에 따라서 얼마나 받을 수 있을지에 대한 대화로 뜨거웠다. 

 

나도 10년째 1인 기업으로 일하고 있어서 1차와 2차 PPP 합쳐서 한화로 2천만 원이 넘는 재난지원금을 받았다. 1차 때 지원을 받은 사람들이 2차에 또 받기 위해서는, 2020년의 최소한 한 분기는 2019년도 동일한 분기 대비 매출이 25% 이상 감소했어야 한다. 어느 정도는 코로나로 매출에 악영향을 받은 기업들을 지원해주겠다는 의미다. 나 같은 경우는 2019년 대비 2020년 매출이 무료 49%나 감소하는 영향이 있어서 대상이 될 수 있었다. 이 재난지원금은 100% 급여로 나갈 금액이기 때문에 전액 탕감될 예정이다. 한숨 돌렸다. 

 

나는 그나마 1인 기업이고 별도로 월세가 나가는 사무실이 있는 것도 아니기 때문에 그나마 영향을 덜 받은 편이다. 덜 벌리면 덜 먹고 덜 쓰면 되니까. 그래도 미국의 통근 재난지원금이 고마웠다. 매월 나가는 월세가 있고, 월급을 줘야 하는 종업원이 있는데 매일 파리를 날리는 매장을 보며 쓰라린 가슴을 부여잡는 사장님이라면...(내가 받은 것보다 훨씬 더 클) 재난 지원금이 분명 큰 도움이 되지 않을까. 물론, 그것도 2.5개월 월급이니 당장 석 달 후를 걱정하지 않으래야 않을 수도 없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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