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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적인 이야기

그해 우리는 16회 마지막회 결말: "내 인생을 초라하게 만든 건 나 하나였나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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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인생 드라마 "그해 우리는"! 과몰입한 시청자 중 하나로서, 도대체 이해가 가지 않는 저조한 시청률 때문에 답답했지만 지난 몇 달간 정말 정말 최우식 + 김다미 배우 덕에 너무너무 행복했어요.

 

15회 예고에 나왔지만 웅이가 연수에게 비행기표를 주며 유학 같이 가자고 했고, 그 대답에 관심이 쏠렸는데요

 

엔제이의 말을 통해 마치 연수가 갈 것처럼 그랬지만...

 

오늘 웅이는 연수에게

 

"너랑 같이 가고 싶어. 가볍게 말하는 거 아니다. 그전부터 생각 많이 해왔어. 물론 너한테는 갑작스럽겠지만....

나 한 번만 믿고 따라와 주면 안되냐?"라고 묻습니다.


 "그동안 내 인생이 한심해보였을 거 안다. 그래서 이제는 다시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보려고. 그런데 네가 꼭 있어야 한다. 나 혼자서는 못 할 것 같다. 난 너 없으면 안 된다. 알지 않냐. 내가 지금 꽤 엉망이다"

 

이에 대해 연수는

 

"생각해볼게. 시간 좀 줘, 천천히 생각해볼게. 처음이지 않냐. 네가 하고 싶은 게 생긴 건."이라고 답했어요.

 

하필 이때 장도율 팀장으로부터 파리 본사에 와서 일해보는 게 어떠냐는 제안을 받습니다. 

 

할머니는 제발 하고 싶은 대로 할라고 하지만 연수는 역시 주체적으로 한국에 남기를 선택합니다.  

 

주변에 사람이 없다고 생각했는데, 어느 새 좋은 사람들과 함께 하는 행복을 누리고 있었음을 깨달아요.

 

진심을 나누지 못하는 500명의 지인보다,

 

단 한두명의 진짜 친구가 정말 가치 있구나라고 느꼈습니다.

 

웅이에게 대답하죠.

 

"나 안가. 웅아. 나 내 인생이 처음으로 좋아지기 시작했다. 처음으로 내가 살아온 길이 뚜렷하게 보인다. 그래서 좀 더 이렇게 살아보고 싶다. 나는 내 삶이 어쩔 수 없이 선택한 삶이라고 생각했는데 어쩌면 이게 내가 원했던 삶이었구나 싶다. 그래서 좀 더 지금을 돌아보면서 살고 싶다"

웅이 또한 "얼마나 걸릴까 생각했다며, 너는 내 예상을 뛰어넘을만큼 멋진 사람인데 나는 너무나 많은 시간을 낭비해왔다. 그런데 나는 이제 내가 뭘 해야 할지 보인다. 내가 뭘 하고 싶었는지 내가 뭘 원하는지 내가 누구인지."라고 하죠.

 

연수는 “괜찮아, 웅아. 다녀와. 그래도 우리 괜찮아”라며 그를 응원합니다.

조선시대도 아니고 롱디 하면 하는 거죠. 비행기 한 번 타면 가는 거리인데. 

 

둘이 5년간 연락한번 없이 헤어진 사람들인데, 롱디 좀 한다고 뭔 일 나겠어요? 

 

 

더불어 오늘은 웅이도, 지웅이도 오래된 상처와 마주할 수 있는 용기를 보였습니다.

웅이는 엄마에게 본인이 입양된 아이라는 걸 안다는 걸 밝히죠.

 

웅이 엄마가 "우리 아들 언제 이렇게 컸을까"라고 하자,

 

웅이가 "엄마 알고 있었네? 내가 알고 있다는 거. 그래도 달라지는 건 없었어?"라고 물어요.

 

엄마는 "달라질 게 뭐 있냐. 우리 아들 누구뭐래도 엄마 아들인데. 우리 웅이 단 한순간도 엄마 아들 아닌 순간 없었다. 엄마 아들 해줘서 고맙다"라고 하죠. 

그 말을 들은 웅이는 "나는 내가 엄마아빠를 닮지 못할까 봐 엄마 아빠처럼 좋은 사람이 되지 못할까 봐 '내가 나쁜 사람은 아닐까?', '부족한 사람은 아닐까' 그래서 엄마 아빠가 날 실망하지 않을까 그게 제일 무서웠다"라고 털어놓습니다. 웅이가 무기력해 보이고 연수를 제외한 어디에도 크게 애착을 보이지 않았던 건 그래서였겠죠. 친아빠에게 버림받았던 웅이가, 양부모님께도 버려질까 두려웠죠. 스스로 뭔가 한다고 나섰다가 부모님이 실망하실까봐...너무나 인품도 좋고 사랑도 많으신 분들이니 나 아니어도 누구라도 사랑해줄  분들 같기도 했을 수 있고요. 반면 연수에게 집착했던 이유는 "내게만" 잘해주는 사람이니까요. 나만 사랑해주는 사람. 엄마는 "엄마아빠는 한 번도 실망한 적 없다. 너를 품에 안은 그 순간부터 지금까지 모든 모습을 사랑했다"라고 합니다. 그 말을 듣는 저도 가슴이 몽글몽글... 웅이가 조금 더 괜찮은 사람이 되고 싶다고 하자 엄마는 "나는 우리 아들이 이제 맘 편히 잘 잤으면 좋겠다"라고 합니다. 부모님 마음은 다 똑같죠. 

 

웅이는 유학 전 친아빠를 찾아

 

“내 인생을 따라 다니던 과거와 마주하는 것. 그리고 똑똑히 말해주려고요. 더 이상 상처받을 것도, 피할 것도, 미안할 것도 없다고. 이만하면 됐으니 그렇게 각자의 인생에서 놓아주자고”라고 속말을 한 뒤에 미련 없이 자리를 떠납니다.

 

지웅이도 늘 자기에게 상처만 주던 엄마를 포용합니다. 

 

'나의 불행이 너에게 옮겨갈까 두려웠다'는 엄마를 당장 용서하겠다고 하지는 않았지만

 

시간이 지나면 용서할 수도 있다는 여지를 주면서, 좀 더 살아보라고, 평범하게 남들처럼 그렇게 살아보자며 먼저 손을 내밀어요.

 

 

 

제가 요즘 생각한 건데, 상처를 치유하는 최고의 방법은 상처를 준 사람이 아니라 나 스스로가 나에게 손을 내미는 것 같아요.

 

무력하게 엄마 등만 바라보던 아이의 자리에서 벗어나지 못했던 지난 날들,

 

그래서 관찰자로서만 머물렀던 자리에서 벗어나  

 

난 사랑받을 자격이 있는 사람이라고 자각하고 짝사랑도 버리고 드디어 스스로 주체적인 삶을 살 수 있는

 

그래서 아마 오늘 무심하게 고백을 건넨 채란이랑도 잘 될 것 같죠? 채란이는 스스로 사랑할 수 있는 사람인 것 같아요. 

 

결국 이 드라마는 젊은이들의 연애담이자, 성장기가 아닐까 싶어요.

 

서로의 최고의 모습을 끌어내지만 동시에 서로에게 의존하지 않고 각자 독립적으로 성장할 수 있는 어른이 되어가는 과정

 

각자 자신의 인생에 책임을 질 수 있는 멋진 사람으로.

 

결국 연수와 웅이는 결혼하고

 

늘 그렇듯 툴툴대며 '결혼은 왜 했어? 사람들이 결혼생활 보고 싶어하잖아' 라며 촬영하자는 지웅이의 말 앞에 

 

둘이 앉아 부부로서 세번째 다큐 촬영을 시작하는 데서 끝이 납니다.

프로포즈는 고등학교 때 그녀의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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