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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적인 이야기

갑상선 항진증, 제대로 관리할 수 있는 방법? 그레이브스병 위한 식이요법, 국내에는 안 나와있는 책 요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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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상선 항진증을 진단받은 지 2년이 되어 갑니다. 2019년 6월에 확실한 항진증 증상들을 겪고 진단받아 메티마졸을 먹기 시작했고, 2019년 10월에는 피검사 수치가 정상을 나타내었고, 2020년 12월에 TSH, FT4 수치가 다시 정상 수치를 벗어나 약 복용량을 늘렸습니다. 2-3월부터는 TSH는 낮고, Free T4는 정상 범주인 상태입니다. 재발 이후로는 딱히 항진의 증상을 느끼진 못하고 있습니다. 

 

네이버의 갑상선 카페에서도, 미국의 reddit에서도 활동했습니다만, 갑상선 환자들의 답답함은 바로 이겁니다: 의사들도 잘 모른다는 것. 저 같은 경우는 그레이브스 병이 왜 생겼는지 - 유전이 작용했을 수도 있고, 스트레스일 수도 있고, 갑상선염을 앓았을 수도 있고... 즉, 왜 갑상선이 과도하게 자극되어 갑상선 호르몬이 너무 많이 나오는지는 지를 치료하는 게 아니라 갑상선 호르몬의 생산 자체를 저해합니다. 그러다 보니 재발의 위험도 높고, 항진은 저하로, 저하는 항진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카페에 환우들의 체험담을 보면, 너무나 오랫동안 약을 먹거나, 심지어 갑상선 항진증 치료약인 메티마졸과 갑상선 저하증 치료약인 신지로이드를 함께 처방하는 경우도 왕왕 보입니다. 게다가 약의 복용량, 특히 수치가 정상화된 이후 용량을 어떻게 줄일지, 단약 시기 등에 대해서는 의사 선생님마다 굉장히 다른 처방을 보입니다. 거의 의사 선생님들의 임상 경험에 따라 임의로 결정되는 부분이 크기 때문에 환자들이 우왕좌왕할 수밖에 없습니다.

 

이 때문에 재발까지 겪은 저로서는 여러 문헌과 책 등을 찾아 헤매일 수 밖에 없었습니다. 그러다가 최근에 아마존에서 이 책을 발견했어요. <Graves' Disease and Hyperthyroidism: What you must know before they zap your thyroid with Radioactive Idoine: 그레이브스병과 갑상선 항진증 - 방사선 요오드 치료로 갑상선을 없애기 전에 당신이 알아야 할 것> 미국에서 내분비 전문의로 많은 갑상선 의사를 치료해 온 Sarfraz Zaidi라는 의사가 쓴 책입니다. 대부분 시중의 책이나 인터넷 문헌들이 갑상선 저하증에 초점을 맞추는 데 비해, 이 책은 갑상선 항진증을 중점적으로 다루어서 좋았습니다. 그래서 갑상선 환우 분들에게 참고가 되시라고 책 내용을 요약해서 올립니다. 다만, 당연히 저는 의사도 아니고 이 책에 나오는 내용 또한 이 의사분의 개인적인 의견입니다. 따라서 이를 맹신하지 마시고 본인의 치료에 적용할 때는 의사 선생님과 상의하시기 바랍니다.

 

책의 처음 부분에는 내분비내과 의사로서 본인이 느꼈던 좌절감에 대해 나옵니다. 공식처럼, 항진증은 메티마졸이나 안티로이드, 저하증은 신지로이드를 적용하고, 특히 미국에서는 약보다도 바로 방사선으로 갑상선 자체를 죽여버리고 평생 호르몬제를 복용하도록 하는 데 염증을 느낀 거죠. 많은 의사들이 방사선 치료가 안전하고 부작용도 별로 없고 싸다고 하지만, 이 분은 이에 대해서 반대 의견을 표합니다. 이런 치료를 받은 많은 이들이 평생 저하증에 시달리고, 평생 건강하지 못한 상태로 여러 약제와 함께 살아야 한다면 절대 싸지도, 안전하지도 않다고요. 그래서 좌절감을 느낀 나머지 의대 교과서에만 머무르지 않고 다양한 요법을 시도한 결과, 캘리포니아에 위치한 본인의 클리닉에서는 굉장히 좋은 성과를 거뒀다고 합니다.

 

초반의 갑상선의 기전과 그레이브스 병의 기전에 대한 재미없는 부분을 지나고 나면 본인의 5단계 치료법이 나오는데 요약하자면 다음과 같습니다. 

 

1. 스트레스로부터 벗어나기

이 부분에 굉장히 많은 분량을 할애하고 있는데, 사실 그렇게까지 해야 하나 싶습니다. 저자는 걱정이라는 게 얼마나 무의미하며, 명상 등의 방법이 아주 좋다고 소개하고 있습니다만, 사람마다 스트레스 기전이 다르고 '걱정 안해야지'한다고 해서 걱정을 안 할 수 있는 건 아니니까요.

 

2. 식이요법

요오드 섭취 금지 (김과 해조류)

가공식품 금지

이 분이 특이한 부분은, 갑상선 환자들 중 장누수를 겪는 이들이 많다고 진단하는 곳입니다. 이 때문에 다음을 이야기합니다.

전분과 설탕을 먹지마라. (꿀은 된다)

탄산음료, 쥬스, 알코올 먹지 마라.

야채, 특히 십자화과 채소 많이 먹어라.

과일은 대체로 당분이라 안되지만 딸기, 복숭아, 배는 소량 가능  

견과류 좋음.

고기 생선 유제품 좋음. 특히 발효.
계란 노른자 조심 (요오드 높음).
(사견으로, 요즘 회자되는 저탄수 고지방 식이요법과 비슷하긴 합니다. 다만 건강한 저탄고지는 절대로 버터를 퍼먹고 삼겹살만 먹는, 그런 식이가 아니기 때문에 주의하시길 권합니다. 이 책에서 이야기하는 것도 그런 극단적인 식이가 아니고요.)

 

3. 비타민 D가 결핍인 경우가 굉장히 많다. 영양제로 먹는다.

4. 비타민 B12가 결핍인 경우도 많다. 영양제로 보충한다. 
5. 호르몬 검사 레벨 따라 본인이 처방하는 메티마졸과 안티로이드 용량이 소개되어 있습니다. 

 

뒷부분에는 갑상선 항진증으로 인한 안병증과, 임신 중 갑상선 항진증을 다루고, 본인이 추천하는 레시피 등도 포함되어 있습니다.

 

다시 말하지만, 여기 소개된 내용에 대해서 전통적인 치료를 하는 많은 의사 선생님들은 부정적인 반응을 보일 수도 있습니다. 다만 기존의 치료가 잘 안 듣고, 힘드신 분들이라면 사실 식이요법을 좀 바꾸는 건 어렵지 않은 일이니까요. 참고해 보시는 용도로 보시면 좋을 것 같아서 공유합니다. 갑상선 항진증 환우 여러분, 꼭 힘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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