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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적인 이야기

백신관광 - 미국에 여행오면 백신을 맞을 수 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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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4/26) 홍남기 국무총리 대행은 현재 우리나라가 1억 9200 만회분의 백신을 확보했음을 발표했다. 이는 우리나라 전체 인구의 대략 2배에 해당하는 물량으로 내년도 부스터 샷이나, 18세 미만 접종 확대 등에도 보다 빠르게 대응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는 의미다.

 

물론 중요한 것은 확보한 이 물량이 언제 들어오는가인데, 

우선 6월말 (2분기까지)는 1200만 명의 국민이 접종받을 예정이다 - 총 1800 만회분 

그리고 3분기에 도입이 예정된 것은 8천만회분으로 3/4분기 접종 목표인 2400만 명을 훨씬 상회한다고 한다.

이를 통해 11월에는 집단면역을 달성하는 데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백신을 맞기 위해 상대적으로 백신 공급이 여유있는 미국과 같은 국가로 여행 가는 게 의미가 있을까? 

 

사실 미국에 사는 나로서는 주변에서 심심찮게 이야기가 들린다. 누구네 부모님이 백신 맞으러 오셨다더라, 이미 와서 예약했다더라, 등등. 한인들이 주로 사는 커뮤니티에도 그런 질문이 매일같이 올라온다: 한국에서 여행 온 사람들도 (미국 거주자가 아닌 경우) 백신을 맞을 수 있나요? 이는 동네 따라 다르다. 어떤 사람은 갔다가 서류가 미비해서 거절당해서 그냥 왔다는 사람들도 있고 어떤 이들은 아무 문제없이 잘 맞았다는 경우도 있다. 어쨌든 지금 미국의 목표는 최대한 빠른 시간에 최대한 많은 사람을 접종시키는 것이지, 그 사람의 체류 자격이 무엇인지, 세금을 내는지 안 내는지, 서류를 어떻게 확인할지가 중요한 게 아니다 보니, 연방 정부와 지자체에서도 이러한 부분에는 크게 신경을 쓰고 있지 않고 있다. 그래서 관련 규정이나 법령 자체가 없는 곳들도 있다. 예를 들면 내가 사는 주는 기본적으로 이 주의 거주민에게 백신을 놔주는 것이 원칙인 반면, 바로 옆 주는 거주 여부에 관계없이 놔준다고 아예 주정부 사이트에 올라와 있는 곳도 있다. 즉, 못 맞을 수도 있지만 백신을 맞는 데는 크게 제약이 있는 것 같진 않다. 안된다 그러면 다른 약국이나 다른 지역에 가 볼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러한 계획이 현실적인지를 생각해 볼 필요는 있다. 백신을 2차까지 맞기 위해서는 화이자가 3주 간격, 모더나가 4주 간격이 필요하다. J&J / 얀센백신은 물론 한 번으로 끝나지만, 최근에 미국에서 J&J 백신을 중단하느니 마느니 했기 때문에 지금 신뢰성이 좀 떨어진 상태다. 또 얀센 백신보다는 화이자나 모더나가 물량이 더 많다. 그렇다면 미국까지 오는 분들이 맞을 백신은 화이자나 모더나일 확률이 높고, 2차를 맞고 대개 약간은 몸살 기운이 며칠 지속될 부분을 고려한다면 최소한 한 달 정도는 체류해야 한다. 한국에서 하는 일이 없고 경제적 여유가 있는 사람이라도, 미국에서 체류할 장소, 비용이 문제가 되지 않을 수 없다. 게다가 한국으로 돌아가면 2주 자가격리를 엄격하게 하게 된다. (4/28: 국내에서 백신을 맞는 경우는 자가격리가 면제이지만 아직 해외에서 맞은 경우는 면제가 해당되지 않는다) 그러면 백신 관광을 위해 6주 정도 시간을 따로 내고, 상당한 비용을 지출해야 한다는 문제가 생긴다. 더구나 드물지만 만일 건강상 문제가 생기거나 한다면 (꼭 백신 때문이 아니라도) 건강보험이 없는 여행객이 미국에서 어떻게 치료를 받을 것인지도 고민해 봐야 한다. 공항과 비행기 안에서 이동하다가 생길 수 있는 코로나 감염의 우려도 있기 때문이다.

 

요약하자면, 현재까지는 미국에 오면 백신을 맞을 수 있을 확률이 높기는 하다. 그러나 시간과 비용과 장소와 이동 중 감염의 문제를 고려해서 이것이 합리적인 선택일 지는 개개인의 상황 따라 다르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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