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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적인 이야기

미국 동물병원비가 얼마나 비싼가 - 강아지 검사비, 치아 스케일링 및 초음파 비용 공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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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집 막내는 세살반 된 요크셔 테리어다. 1.7키로 정도 나가는 소형견이다. 어른 사람이라면 누구든 좋아하고, 개, 특히 큰 개를 싫어한다. 공원에서 만나는 큰 개들이 꼬리를 살랑이며 반갑게 달려와 킁킁대면, 집에서는 들을 수 없는 하이톤의 앙칼진 목소리로 앙앙 짖는다. (참고로 우리 개는 남자) 그러면 어떤 큰 개들은 진심으로 놀라서 자기 머리만 덤불 속에 파묻고 몸을 숨기기도 한다. 자기가 얼마나 작은 지 모르는 우리 개나, 스스로 얼마나 큰 지 모르는 그 개들이나, 개들은 사랑이다.

그런데 우리 강아지가 요즘 좀 아프다. 아직 젊은 나이임에도 불구하고 작년부터 세 번이나 병원 신세를 졌다. 미국 답게 동물병원비가 정말 후덜덜 했다. 응급실 두 번이 각각 $200, $300 대의 금액이 나왔다. 그나마 애가 작아 약값이 적게 들어서 그 정도다. 마지막에 간 응급실에서 위장장애 진단을 받았고, 비싼 약을 먹고 많이 나아졌다. 의사는 신장 수치가 좀 높지만 아마 위궤양 때문일 거라고 했다.

연초에 스케일링을 시키기로 했다. 사람이 밀려서 두 달 후에나 가능하다고 했다. 스케일링 견적은 $500-1200 사이란다. 약속한 날이 되어 병원에 데려가니, 마취해도 되는지 확인하기 위해 신장 수치를 다시 확인해야 한단다. 거기에 또 15만원 추가. 문제는 여기에사 확인한 수치가 여전히 높았다는 것. 결국 치아 스케일링은 하지도 못했다. 3개월 후 다시 수치를 체크했는데, 여전히 높았다. 의사도 고개를 갸우뚱했다. 이 정도면 개가 많이 아플텐데, 우리 개는 잘 먹고 잘 자고 잘 싸고 잘 논다. 게다가 소변 수치는 완전 정상이라니. 알 수 없으니 초음파를 해 보자 권한다.

개 초음파. 한국처럼 동네마다 여러 군데씩 있는 동물병원에는 으례 갖추고 있을 초음파 장비가 없어서 이 지역에 몇 개 없는 응급실까지 가야 한다. 응급실 홈페이지에 보면 doctor consultation starts at $175라고 되어 있다. 일단 이 응급실에 발을 들이는 순간 20만원이라는 소리다. 그래도 어쩌나 가족인데. 예약을 하고 약속 날이 되어 아침부터 부지런을 떨며 병원으로 갔다. 코로나 때문에 주차장에서 전화하면, 접수 직원이 전화를 통해 증상을 확인하고 누군가가 나와서 개를 데려간다. 의사가 한번 보고는 자기가 진단한 것과 치료 계획과 함께, 대략적으로 청구될 비용을 알려준다. 우리에겐 오늘 $800-1200(!) 정도가 들 거라고 했다. 만일 이렇게 비용를 낼 수 없다면, 수의사에게 어디까지 할 수 있는지를 이야기하고 결정하면 된다.

우리도 의사와 통화를 하고 초음파도 보고 소변도 뽑아낸 후에 이제 다 끝났다는 전화를 받았다. 다행히 초음파 상으로는 아무 문제 없다고 다른 장기들도 깨끗하다고 한다. 그러면 만성적 혹은 유전적 질환을 의심할 수 있다는데, 일단 소변검사 결과를 보고 이야기하자고 한다.

한 시간 남짓한 검사의 비용은 $909. 백만원. 원인은 밝히지 못했다. 지금은 옆에서 태연히 사료 먹고 있는 강아지, 건강하게 오래오래 살아 줬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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