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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적인 이야기

케이트 미들턴 : 평민 야심녀에서 믿고보는 국민 며느리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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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트 미들턴, 공식 직함으로는 케임브리지 공작부인 (Duchess of Cambridge)이자 현재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맏손주로서 차기 영국 왕이 될 가능성이 가장 높은 윌리엄 왕자의 부인입니다. 1982년 생으로 만 39세이고, 2011년에 왕자와 결혼한 이래 숨 가쁘게 맏왕자 조지, 공주 샬럿, 막내 루이 왕자까지 셋을 낳았습니다. 

 

평민이긴 하나, upper middle class (중상류층) 가족의 출신으로 윌리엄 왕자와 같은 스코틀랜드의 명문대학인 St. Andrew's 대학으로 진학했습니다. 대학 1학년 때부터 윌리엄 왕자와 교제하며 (2002년부터) 깨졌다가 다시 만났다가 아주 오랜 관계를 유지하다가 2011년에 마침내 결혼에 이르렀습니다. 이 당시 케이트 미들턴의 별명은 Waity Katie - (인내하며 기다리는) 케이티 - 였죠. 이 정도 오래 만났으면 프로포즈를 해야 하는데, 말없는 남자 친구를 끝없이 기다린다는 다소 조소 어린 이름이었죠. 다행히 그녀의 인내심은 보상을 받고 2010년 11월에 둘의 약혼 소식이 전해졌을 때 전 세계의 미디어는 윌리엄 왕자의 마음을 사로잡은 이 처자에 대해 엄청나게 궁금해했는데, 매체에 따라서는 마치 '왕자님을 채 가려고 작정하고 기다렸던 야심 넘치는 처자'로 묘사한 곳들도 많았습니다. 어쨌든, 결혼 전 그녀의 사진 몇 장 보고 가실게요.

대학 졸업 날 모습
만능 스포츠맨으로 알려진 케이트 미들턴은 여자하키, 조정 등에 능하다 합니다
2010년 약혼을 발표한 후의 모습
왼쪽은 대학생이던 시절, 오른쪽은 이후 결혼 전 왕실행사 참석 시

 

그리고 마침내 2011년 4월 29일 그녀는 윌리엄 왕세손과 결혼식을 치릅니다. 귀족 출신이 아니기는 했지만, 시아버지인 찰스는 물론, 시할먼인 엘리자베스 여왕이나 최근 타계한 필립 공 등에게도 좋은 평가를 받았으며, 두루두루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는 전언이었습니다. 처음에는 그녀를 '야심가'로 묘사하던 타블로이드 신문들도, 매우 작은 이슈들도 크게 부풀려 싣는 평소의 보도 행태와는 다르게, 대체로 케이트 미들턴에 대해서는 결혼 초기부터 긍정적으로 묘사했고요. 

대망의 결혼식날 
첫 아들 조지왕자를 낳은 후 해외순방행사 

 

케이트 미들턴은 영리하게 영국 대중들의 마음을 사로잡았습니다. 각종 공식 비공식 행사에 저렴한 옷들을 자주 입고 나가면서, 사치하지 않고 겸손하다는 인상을 주게 되었습니다. 워낙 날씬한 그녀의 몸매와 좋은 스타일 덕분인지, 저렴한 옷을 입어도 스타일이 좋기만 한 걸 보면  역시 패션의 완성은 몸매인가 봅니다. 심지어 케이트 미들턴이 입었던 옷들을 디스플레이해놓고 따라 살 수 있도록 해둔 사이트도 있는데요, 여기에 가 보면 알렉산더 맥퀸이나 돌체 앤 가바나 같은 고가 브랜드부터 ASOS, 갭, 자라 같은 저가 브랜드까지도 다양하게 입었던 모습이 포착되었습니다. 결코 저렴해 보이지 않는 그녀의 저렴한 옷들도 한번 보고 가실게요.

2019년 자연사박물관 방문 때 입은 스웨터는 $69짜리 - 세일해서 $39
ASOS 임부복 드레스는 $53 이었는데 세일해서 $39
갭에서 파는 이 바지 $30
자라 바지 $50
Topshop 원피스 $65 

게다가 케이트 미들턴은 숨가쁘게 아이 셋을 낳는 와중에도 왕실의 장남 윌리엄 왕자와 함께 전 세계로 영국 곳곳으로 열심히 순방을 다니며 왕실 가족으로서의 임무를 다해 왔습니다. 사람들을 만나고, 격려하고, 악수하고, 웃어주고, 매일 하려면 얼마나 진 빠질까요. 어쨌든 늘 웃는 모습으로, 투정하거나 뾰로통한 모습도 보이지 않고 항상 웃는 낯으로 대중 앞에 나와서 영국 대중들의 사랑을 받고 있습니다. 

 

케이트 미들턴의 인기는 동서 메건 마클이 들어오면서 더욱 높아지게 되었습니다. 우선 영국인이며 이미 대중들의 사랑을 받고 있던 케이트 미들턴에 비해, 외국인인 메건 마클이 시작부터 조금 불리하긴 했지만, 메건은 들어오자마자 사치스럽다는 이미지로 낙인찍히게 되어 미운털이 박힙니다. 특히 대외적인 이미지에 신경을 쓰는 여왕도 좋아하지 않았다는 소문도 돌았고요. 어쨌든 '알뜰한 케이트"라는 "thrifty Kate"라는 별명이 생긴 케이트 미들턴과는 다르게, 2018년에 입고 나온 옷들만 해도 50만 불을 훌쩍 넘겼던 메건 마클에 대해 영국 왕실 평론가는 "케이트에게서 배워야 한다"라는 말로 심기를 거슬리게 만들었죠. (당시 케이트 미들턴이 입고 나온 옷과 액세서리의 합계는 $87,000이었다고 합니다. 어쨌든 1억 원 가까이 되는 돈인데, 그 다섯 배나 쓴 미국인 당신은 대체... 왕실도 협찬을 받는 건지 갑자기 궁금하네요) 그래서인지 모르겠으나 메건 마클이 해리 왕자의 손을 잡고 왕실을 떠나겠다는 대형 폭탄을 던진 이래, 케이트 미들턴과 메건 마클 사이에 불화가 있다는 보도가 나오기도 했었습니다. 영국인들은 물론 영국인의 편을 들고 있고요.

 

해리 왕자 부부가 영국을 떠난 후, 동서들 간의 불화설 때문인지 왕래가 없던 두 형제는 그저께 할아버지 장례식에서 케이트 미들턴 덕분에 다시 대화를 재개했다고 합니다. 장례식이 끝난 후, 케이트 미들턴이 시동생에게 먼저 말을 붙이고, 남편인 윌리엄 왕자가 대화에 끼어든 후 본인은 슬쩍 빠졌다고 하네요. 이 장면을 보고 사람들은 "피스메이커"라며, '현명한 케이트'의 이미지마저 생기고 있습니다. 게다가 장례식 차림이긴 했지만 케이트 미들턴은 정말 아름다웠죠. 

 

장례식에 하기에 다소 화려해 보였는지도 모르지만, '눈물'이라는 뜻이 있는 진주처럼 (그래서 예물에는 안 넣는다고도 하죠.) 장례식에 어울리는 보석이 또 있을까 싶습니다. 이 목걸이는 여왕과 다이애나비가 착용한 적이 있는 거라고도 해요. 그래서 이날 장례식에서 케이트는 시어머니인 다이애나 비와 시할머니인 여왕 양쪽 모두에게 존경(오마주)을 보인 거라고도 해석합니다. 

 

기다리는 케이트, 알뜰한 케이트, 현명한 케이트...이제 앞으로 그녀에겐 또 어떤 애칭이 붙을까요? 이제는 믿. 보. (믿고 보는) 국민 며느리가 된 케이트 미들턴의 미래를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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