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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적인 이야기

프로아나와 개말라 - 거식증, 섭식장애 증상과 위험: 장협착에 사망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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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아나 (Pro-Ana)나 개말라를 아시나요? 프로아나는 찬성을 의미하는 Pro와 거식증의 Anorexia가 합쳐져서 거식증에 걸린 것처럼 뼈가 나올 정도로 마른 몸매를 선망하고 동경하는 사람들을 지칭하는 말입니다. 개말라 - 그들이 원하는 극심하게 마른 체형이고요. 거식증에 걸리지 못한 것을 한탄하며 SNS 상에서 함께 '개말라'를 위해 '조일' 사람들을 찾는 모습을 보이기도 합니다.

대개 이런 이들은 10대나 20대 초반의 여자들입니다. 실제 국민건강보험공단의 자료에 따르면 거식증 (섭식장애)으로 진료를 받은 인구의 가장 큰 비중은 10대 여성들이었습니다. 여기엔 다양한 이유가 있습니다. 유독 경쟁적인 우리 사회, 또한 미디어나 사회 분위기상 날씬한 걸 찬양하고 살찐 것을 죄악시하는 문화, 또한 인스타와 같은 문화의 지배력. 예능이든 드라마든 영화든 뚱뚱한 여자는 당연스럽게 희화화되고 날씬한 여자는 자기 관리의 끝판왕인 것처럼 칭송받습니다. 게다가 인스타나 틱톡처럼, 사진으로 보이는 것이 전부인 사회가 되어가다 보니, 아직 건강한 자아나 셀프 이미지가 형성되기 전에 무방비 상태로 이 새로운 세상을 겪고 있는 10대 소녀들이 가장 크게 영향을 받고 있는 거죠. “소셜 딜레마”라는 다큐에도 나오지만 전 세계적으로 소녀들의 식이장애가 급증한 시점이, 바로 SNS가 폭발적으로 성장한 것과 때를 같이 한다고 합니다. 

 

 

 

거식증과 같은 식이장애를 겪는 이들이 자주 쓰는 말에는 '폭토'와 '씹뱉'이 있습니다. 살찔까봐 음식을 씹기만 하고 뱉어버리고, 폭식을 한 후 손가락을 넣어 폭포처럼 토해 버리는 일이 잦죠. "살찌느니 죽겠다"는 말을 서슴지 않는 이들에게는 심지어 프로아나의 8계명이라는 것도 있습니다. 바로 다음과 같은 거죠.

 

프로아나 8계명

첫째, 기름진 음식은 벌 받을 각오하고 먹으라.

둘째, 칼로리는 언제나 계산해야 한다.

셋째, 몸무게 저울이 모든 것이다.

넷째, 살 빼는 게 사는 길, 살찌는 건 죽음이다.

다섯째, 무조건 말라야 한다.

여섯째, 배고플 때는 화장실 청소를 하라.

일곱째, 역겨운 행동을 해서 입맛을 달아나게 하라.

여덟째, 혀를 면도칼로 베어서라도 먹지 말라.

 

저도 몸무게와의 전쟁으로부터 평생 자유롭지 못하지만, 딸이 있는 입장에서 내 딸이 꿈에라도 이런 생각을 할까 두렵습니다. 거식증의 초기 증상은 끊임없이 거울을 보고 몸무게를 재고, 하루 종일 체중과 다이어트 생각을 하고, 식욕억제제와 이뇨제를 남용하며, 다른 사람과 함께 식사하는 걸 거부합니다. 또한 위에서 이야기한 폭토와 씹뱉 같은 부적절한 행위를 하고, 결과적으로 생명을 위협할 정도의 체중감소 등으로 이어집니다. 또한 본인을 실제보다 뚱뚱하다고 인지하며, 체중감소만이 성공의 지표라고 생각하는 경향을 보입니다. 이러한 초기 증상을 누군가가 보인다면, 가족이나 친구들이 꼭 개입해서 도움을 요청하고 개선을 해야 합니다. 본인들은 문제라는 걸 잘 모르는 경우가 많거든요. 네이버에 소금인형이라는 카페가 있는데, 여기라도 들어가서 조언을 구하고 병원 치료가 필요한 정도인지를 적극적으로 알아봐야 합니다. 이 카페에는 섭식장애, 거식증을 겪었던 많은 분들의 체험담과 치료기가 있습니다. 매일매일이 투쟁이고 고난이지만, 건강해 지겠다는 신념으로 힘든 길을 가고 있는 이들의 이야기가 수두룩합니다. "살이 찌면 세상이 끝나는 줄 알았다"라는 책도 있으니 이를 통해 섭식장애에 대해 조금 더 알아보길 권합니다. 

 

식이장애는 몸과 마음에 엄청난 생채기를 남깁니다. 보통 심각한 식이장애를 겪는 이들의 몸무게가 20, 30kg 대입니다. 아무리 10대라지만 성장이 거의 끝난 여성의 몸무게가 30킬로대라는 건 심각한 문제입니다. 제가 봤던 케이스들은 165cm 키에 35kg, 158cm에 26kg 같은 건들도 있었습니다. 음식 자체를 아예 거부 (신경성 식욕부진증: 아예 음식 거부)하는 이들도 있지만, 거식과 폭식 (신경성 폭식증 - 폭식을 하고 구토, 이뇨제 섭취, 지나친 운동, 단식)을 반복하는 이들도 많습니다. 무월경과 위염, 저혈당, 강박증 (하루 종일 음식과 체중 생각)은 흔하고, 계속 씹고 뱉기를 반복하다 보니 침샘비대증에 걸리기도 합니다. 턱 모양이 변해서 외모도 이상해 지고요. 음식을 계속 거부하면 장협착이 오거나 장이 꼬여서 심한 경우 장에 천공이 발생하기도 합니다. 그런 경우 수술을 해서 괴사 한 부위를 잘라내야 합니다. 전해질 이상, 탈수 등으로 심각한 생명의 위협을 받기도 하고요. 몸이 전체적으로 심각하게 약해져서 치아가 부스러지기도 하고요. 정신적으로는 강박증, 우울증, 조울증까지 오게 됩니다. 거식증의 사망률은 10%에 다다른다는 말도 있습니다. 

 

프로아나는 결코 프로가 될 수 없으며 죽음으로 이르는 길입니다. 중증의 식이장애는 반드시 치료를 받아야 합니다. 당신은 당신의 체중보다 소중한 존재입니다. 꼭 도움을 요청하세요. 

 

 

영화는 영화일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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