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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적인 이야기

영국 윌리엄 왕자의 리즈시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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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영국 여왕 엘리자베스 2세의 남편인 필립 공(Prince Philip)이 99세를 일기로 사망했습니다. 그의 부인이자 영연방의 우두머리인 군주, 엘리자베스 2세 역시 며칠 후 4/21일이면 만 95세가 됩니다. 그렇다면 그녀 다음에는 누가 왕좌에 오를까요?

왕위 계승 1순위는 찰스 왕세자입니다. 그러나 여왕이 과연 그에게 왕위를 계승할 의지가 있는지에 대해서 의견이 분분합니다. 다이애나와 이혼하고 오랜 연인이었던 카밀라와 재혼할 때 이미 왕위에 오르는 걸 포기했다는 이야기도 있습니다. 이미 나이가 만 72세인 만큼, 왕이 되더라도 몇 년 못 하기 때문에 도리어 혼란만 가중시킬 거라는 이야기도 많고요. 게다가 영국 대중들에게, '천사 같은 다이애나를 마음고생만 시키고 결국 내쳐 그렇게 허망하게 세상을 떠나게 만든' 찰스에 대한 이미지가 그다지 좋지가 못합니다. 그렇다 보니 다음 왕은 찰스의 맏아들, 윌리엄 왕자가 되는 게 아닐까 하는 관측이 지배적입니다.

윌리엄 왕자는 찰스와 다이애나 비의 맏아들이자, 해리 왕자의 형인, 영국 왕위 계승 서열 2순위입니다. 어릴 때부터 영국 국민들의 사랑을 한몸에 받았던 그는 왕실의 맏이로서 그의 본분과 책임에 충실해 왔습니다. (이튼 칼리지에서 공부는 못했다고 하지만...) 해리가 여기저기에서 소소하게나마 문제를 일으켜 온 것과는 다르게, 윌리엄은 공군에 복무한 후 대학 동기인 평민 케이트 미들턴과 결혼하여 2남 1녀를 두었습니다. 미국 여자와 결혼하여 왕자 타이틀을 버리고 왕실을 떠난 동생과는 다르게, 와이프와 세계 각국, 병원과 지자체를 순방하며 정말 소처럼 일하고 있죠. 

윌리엄 왕자는 외모마저 엄마를 닮아 모범생 느낌입니다. 윌리엄 왕자가 얼마나 사랑을 많이 받았는지, 그가 어릴 때 골프 연습장에서 친구가 휘두른 채에 맞아 다쳤다는 소식에 전 국민이 이모처럼 삼촌처럼 걱정을 했더랬죠. 지금의 그의 모습만 보신 분들은 이해가 안 갈 수도 있을 텐데, 앞머리가 풍성하던 리즈 시절에는 정말 '왕자님 같은' 외모를 가진 왕자라고들 했습니다. 아버지를 전혀 닮지 않은 건 아니지만, 엄마 모습도 좀 많이 닮았고 언뜻 초절정 미남이었던 할아버지 얼굴도 좀 있고요. 그의 리즈 시절의 사진 좀 볼까요?

어릴 때, 삼촌의 결혼식에 화동으로 선 모습
이미 훈남의 냄새가 나기 시작했죠

윌리엄은 왕세손인 만큼 이튼 칼리지 (Eton College)에서 수학했습니다. College라고 하긴 하지만, 이튼 칼리지는 13-18세 남학생들을 위한 초명문 사립 중고등학교입니다. 수많은 정치인과 명문가 자제들이 모두 이튼 칼리지 출신이지요. 우리에게 잘 알려진 영화배우로는 에디 레드메인이나 톰 히들스턴, 그리고 현재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가 모두 이튼 칼리지 동문입니다. 

명문가 자제들, 귀족들만 들어간다는 이튼 칼리지 (Eton College) 입학 때 아버지와
어머니 다이애나비와 즐거운 한때
엄마의 장례식 날

엄마의 장례식 날, 동생을 바라보는 처연한 표정의 윌리엄. 

엄마 다이애나비가 사망했을 때, 윌리엄은 15세, 동생 해리는 단 12세였습니다. 전세계에 생중계된 그녀의 장례식날, 윌리엄과 해리 왕자는 아버지와 외삼촌과 함께 엄마의 운구차 뒤를 걸어야 했습니다. 그날의 기억은 윌리엄 왕자에게 엄청난 충격이었다고 합니다. "어떠한 아이도 그런 경험을 하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라고 훗날 회고한 바 있죠. 운구차 뒤를 쫓아 터덜터덜 걸어가는 그의 가족을 수천 명이 성당 밖에서, 또한 인터넷을 통해 백만 명 이상이 실시간으로 시청했다고 합니다. 나의 비극이 누군가의 구경거리가 된다는 것은 정말 끔찍한 일 아닐까요? 이 사건 이후로 윌리엄 왕자가 다시 학교로 돌아간 이후에는 기숙사 자기 방으로 틀어박혔다고 합니다. 원래 재미있고 성격은 좋지만, 공부를 잘하는 학생은 아니었는데, 이때 방에 틀어막힌 덕분인지 고교 졸업 시험에서 열두 과목을 모두 통과해서 선생님들이 놀라셨다고 합니다. 

대학 시절, 20대의 청년이 된 윌리엄 왕자

 

훈남이었던 그가 머리를 잃은 후, 행복한 가족을 꾸린 아빠가 되었습니다

이제는 훈남을 벗고 훈훈한 가족의 아빠로 거듭나고 있는 윌리엄 왕자...맏이 조지 왕자, 샬럿 공주, 막내 루이 왕자 셋을 두었습니다. 애들은 아빠를 안 닮은 것 같기도 합니다. 

부인에게 뭔가 열심히 설명하는 듯한 왕자님
지금 대장과 왕위 계승 서열 순위 1등부터 3등까지. 왼쪽부터 윌리엄의 아들인 조지왕자 (3)-아버지 찰스(1)-윌리엄(2)왕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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